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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를 다시 계획하다)

지난 3월 25일부터 5박 6일간 일정으로 백두대간 80령 종주를 다녀왔다. 종주를 위해 계획을 짜고, 필요한 물품들을 사들이면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울림과 떨림이 있었다. 오토바이 여행을 떠날 적이면 늘 그랬다. 소년 시절에 학교에서 소풍을 간다고 할 적이면 밤에 잠을 설쳤고, 부모님이 일찍 자라며 나무라는 훈육을 항상 들었다. 친구들과 뛰놀 생각에 피곤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 지난 여행도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행을 앞둔 소년의 마음과 같았다. 백두대간 종주는 몇 가지에서 미완의 완성이었다. 첫째는 80령 중에서 2번 미시령부터 11번 방아다리고개까지와 49번 하늘재, 50번 이화령을 가지 못했다. 갈 수 없었다.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다시 강원도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종주하지 못한 나머..

카테고리 없음 2024.05.21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13편 / 경비와 계획)

* 13편(백두대간 종주기 마지막 연재) 사진 위는 백두대간 80령 종주 첫 대상인 진부령, 가운데는 여행 계획 전체가 절딴날 뻔한 마구령, 아래는 대단원의 끝을 찍은 지리산 성삼재 철없는 중년남자의 좌충우돌 백두대간 종주기를 끝까지 읽으신 분들께서 혹여 저처럼 백두대간 종주를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 싶어 부록으로 상세한 비용과 자세한 계획을 붙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토바이로 여행할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끝까지 안전한 라이딩과 무사 복귀를 소원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 부록 1 (비용 정리 / 주행, 숙박, 연료, 식사 및 기타) ※ 총 주행거리: 1,923㎞ / 평균 연비: 리터당 23.9㎞ / 사용 연료: 80.5리터 ※ 총지출액: 478,718원(5박 6일) ▸숙..

카테고리 없음 2024.04.17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12편 / 한반도 호랑이, 행복한 귀가?)

* 12편 연재(논개 생가, 무룡고개, 복성이재, 여원재, 정령치, 성삼재, 집으로!) 6일 차(3월 30일, 토요일, 맑은 뒤 약간 흐림) 역시 05시 20분에 일어났다. 눈을 뜨면서 흠칫 놀랐다. ‘어라! 늦잠 잔 거 아냐?’ 역시 신체 시계는 정확했다. 정리할 것이 별로 없어 06시에 대충 마무리했다. 날씨가 여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어쩌랴! 다만, 좀 더 고가의 오토바이처럼 알루미늄 박스(3박스, 좌우와 뒤쪽까지 3개 설치)를 달고 다닌다면 비가 오든 어쩌든 관계는 없을 것이다. 컵라면으로 간단히 요기한 후 출발한다. 07시 16분, 무룡고개(장수군 의암로 8). 숙소를 떠나 무룡고개로 향하면서 도중에 논개 생가를 지났다. 아마도 관광지를 방문한 곳은 그곳이 처음이지 싶다. 사진으로 남겼다. ..

카테고리 없음 2024.04.16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11편 / 1인 여행자의 설움)

* 11편 연재(3월 29일 / 금 / 비 / 덕산재, 배티고개, 고웅고개, 소사고개, 오두재, 빼재, 칡목재, 남령, 육십령)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얼마나 내릴지 몰라 우의와 방수 덮개 등을 모두 꺼냈다. 준비하는 데만 20여 분 걸린다. 오토바이에 방수커버를 씌우는 모습을 주유소 사장님이 재밌다는 표정으로 지켜본다. 커버를 씌우는 동안 주유소를 찾아온 손님들은 사장님의 말씀대로 모두 동네 사람들이었다. 일부는 자기 차량에 주유하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는 많은 양의 기름을 주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 n행시를 읽을 적엔 휴대폰을 가로로!! 『외부 사람이 진지한 표정으로 방수 커버를 씌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장님! 지금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외지인을 바라봐 주세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간미..

카테고리 없음 2024.04.15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10편 / 평화, 행복, 일상)

* 10편 연재(오후 비 조금 / 버리미기재, 늘재, 밤티재, 갈목재, 비조령, 화령, 신의터재, 지기재, 개머리재, 큰재, 작점고개, 추풍령, 괘방령, 우두령, 봄내재, 부항령, 덕산재) 5일 차(3월 29일, 금요일, 흐린 뒤 비 조금) 05시 20분이다. 돌아봐야 할 곳(51번 버리미기재~75번 육십령)이 많아 07시에 출발하려 한다. 서둘러 짐 정리를 하고, 물을 끓이고, 커피를 만들고 부산을 떨었다. 속절없이 시간이 흐른다. 06시 50분에 정리를 끝내긴 했다. 서두르자! 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1번째 버리미기재, 모래가 도로를 점령했다. 올라갈 때 미끄러워 몹시도 위태로웠다. 51번 버리미기재(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산 63-49)부터 54번 갈목재(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산 9-3 ..

카테고리 없음 2024.04.13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9편 / 구세주)

9편 연재(3월 28일 / 목 / 비 / 위기 극복 / 고치령, 배틀재, 밤재, 보발재, 고수재, 죽령, 고항치, 저수령, 벌재, 여우목고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 여행을 더는 지속하지 못한다. 포기해야 한다. 도중에 바이크를 세우고 가까운 오토바이 센터를 검색했다. 약 3㎞ 거리 안에 ‘신일 오토바이(영주시 부석면 소재)’가 보인다. 도착했다. 아주머니 한 분이 짐 정리 중이었는데, 오토바이도 보이지 않고 센터는 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주머니! 여기 오토바이 센터 아닌가요?” “전에는 했는데, 우리 아저씨가 죽고 나서는 장사 안 해요!” 가슴이 철렁! 했다. 어쩌지? “그러면 간판을 내리셔야죠. 검색했더니 여기가 나와서 왔거든요. 이 주변에 다른 센터는 없나요?” “없어요. 신흥면까..

카테고리 없음 2024.04.12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8편 / 최대 위기)

8편 연재(4일차 / 3월 28일 / 비 / * 주행 중 사고 발생 / 마구령) 계속 비가 내렸다. 도로의 눈이 모두 녹았고, 얼지 않아 좋긴 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에선 염화칼슘 대신에 모래를 뿌린 모양이었다. 녹아 내린 물과 빗물이 섞여 모래가 도로 사방을 덮고 있었다. 오토바이가 그 위를 지나가야 해서 회전 구간에서 그 위를 빠르게 지나가려 하면 십중팔구 미끄러지게 된다. 초긴장 상태가 되었다. MT-07은 포장된 공도를 다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공도 위에 모래나 자갈이 깔렸고, 그 위를 통과하게 되면 미끄러질 확률이 엄청나다. 아니나 다를까 바퀴가 살짝살짝 미끄러지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속도를 30㎞ 미만으로 낮춰 서행했다. 그동안 가장 위험했던 곳은 진고개와 피덕령, 바람의 언덕 ..

카테고리 없음 2024.04.11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7편 / 눈과 비 사이에)

* 7편 연재(노나무재, 두문동재, 함백산, 만항재, 사길령, 화방재, 내리고개, 소야재, 도래기재, 주실령) 4일 차(3월 28일, 목요일. 오후 비) 인체의 감각 시계는 놀랍도록 정확하다. 4일 차에도 05시 30분에 기상했다. 눈을 뜨자마자 일기예보부터 확인한다. 비 소식이 있지만, 어제보단 포근할 거란다. 오늘 주파해야 할 거리가 대략 340㎞다. 큰 대로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르내려야 한다. 속도 또한 거북이 수준일 것이다. 그래서 늦어도 07시 30분엔 출발하려 했다. 혹여나 남아 있을 피로를 제거하기 위해 종합영양제를 먹고,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우고자 뜨거운 물로 마사지하듯 전신을 데운다. 몸이 가벼워졌다. 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28번째 노나무재, 비 예..

카테고리 없음 2024.04.08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6편 / 백척간두 진일보)

* 6편 연재(3월 27일 수요일 / 건의령, 통리재, 송이재, 삼수령, 매봉산) 14시 13분, 건의령(삼척시 도계읍 점리 318-1)에 도착. 인증사진을 담는다. 댓재에서 건의령까진 당초 조사할 적에 약 20㎞ 거리였다. 실제 주행해 보니 35㎞였다. 뭐지? 싶어 도중에 네비를 몇 번이나 확인했을 정도다. 백두대간 80령 23번째(내 계획상)인 건의령, 제설 목적으로 도로에 모래를 뿌렸다. 위험했다. 건의령으로 올라갈 적에 좌우 산들이 정말 어깨동무를 한 듯이 걸치고 겹쳐 보였다. 산맥이 저렇게 만들어졌구나 싶었다. 통리재(태백시 통동 75-99, 해발 720m)는 14시 45분에 도착했다. 도착 직전에 주유소에 들렀다. 애인의 연료통이 비교적 작아 수시로 주유(부록 일정별 주유 내역 참조)해야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4.04.05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백두대간 종주 - 5편 / 눈과 얼음길을 달리다)

5편 연재!(대관령, 피덕령, 닭목령, 말굴이재, 삽당령, 버들고개, 갈고개, 백복령, 댓재) 3일 차(3월 27일, 수요일, 오후 약간 흐림) 어제 마지막으로 다녀온 진고개 방문이 무리했는지 온몸이 한기로 떨렸었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조금 더 뜨거운 물로 전신을 녹이듯이 샤워하며 몸을 풀었다. 그러고는 일찍 잠들었다. 다행이다. 아침에 몸이 가볍다는 느낌이다. 새벽 05시 무렵이었을 것이다. 아침을 깨우는 우렁찬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온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목소리다. 정말 반갑고 정감이 가득한 목소리! ‘야! 너 정말 오랜만이다. 살아있네!’ “꼬끼오오오오오오....! 꼬끼오오오오...!” 닭의 우렁찬 알림음이 펜션을 감싸고 돈다. 그 소리가 몸속에 잠자고 있던 어떤 감각을..

카테고리 없음 20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