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편 - 2일 차(10월 10일, 추봉도와 한산도 땅끝마을, 그리고 귀가와 결산)
한산대첩 기념비를 만나다. 한산도 소재 한산면 문어포 마을에 있다. |
10시 35분, 문어포 마을(한산면 두억리 916-13)에 도착했다. 이곳엔 한산대첩 기념비가 있다. 도보로 5분이라 해서 올라갔는데, 결코 5분이 아니다. 안내판만 철석같이 믿고 헬멧과 라이딩 복장을 그대로 착용한 채 올라갔다가 식겁했다.
‘어떤 놈이 걸어서 5분이라고 안내판을 세운 거야? 이런 씨.... 아우 힘들어!’
『도로 끝에 해전사의 전설을 알리는 기념비가 있어
보석 같은 전쟁이 있을까마는 그 대첩은 보석처럼 빛나!
5분 거리라고? 길손을 속인 안내판은 누구 생각이야? 너야?
분명한 것은 마음속의 거리는 그보다 짧긴 할 것 같아!』
문어포 마을 전경이다. 중간 사진은 공중화장실인데, 관리 상태가 좋아 올라가면서 볼 적엔 가정집으로 착각했다. |
한산도와 바다가 잘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규모가 상당한 기념비가 장군의 동상처럼 버티고 있었다.
‘저 정도 규모라면 차라리 조선 수군을 지휘하는 장군의 동상을 세웠으면 좋았을 것인데!’
사진 위와 중간은 한산대첩 기념비 있는 장소로 올라가는 길과 안내판, 아래는 한산대첩이 있었던 역사의 바다. |
한산 일주로를 달리는 도중에 어느 어촌마을 앞 일주도로에 캠핑카가 여럿 주차 중인 것을 보았다. 주변을 돌아봤지만, 어지간히 평범한 그냥 어촌이었다.
‘명소인가? 뭔 캠핑카가 저렇게 많아?’
한산 일주로를 달리다가 잠시 멈췄다. 캠핑카가 줄줄이 주차한 모습이 낮설지 않을 무렵이다. |
『하포 마을』이라는 곳에 잠시 정차한다. 정자 앞에 할머니가 보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멀뚱멀뚱 날 바라보신다.
하포 마을 앞 정자에 할머니 두 분이 계시다. 인사를 드렸는데, 멀뚱멀뚱 길손을 바라보기만 하셨다. |
추봉로(한산도에서 추봉으로 대교가 연결되어 있다. 다른 섬이다)를 달리다 잠시 멈췄다. 해안을 따라 연결된 한산 일주도로와 추봉로는 바이크로 여행하기 정말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든다. 해안도로가 이렇게 아름답고 아기자기할 수 있다니 놀랍다. 잠시 세운 사이에 갈매기 우는 소리와 파도가 찰랑거리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승용차로 드라이브를 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캠핑카들이 그렇게 많았던 걸까?
『쉼!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에너지이자 활력소!』
추봉도로 진입해서 추봉로를 달리다 잠시 멈추다. 조용하고 한적한 도로와 잠잠한 바다처럼 내 마음도 그러했다. |
11시 30분, 한산도 땅끝마을인 『곡용포』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이 날 반긴다.
“어서 오소! 여까지 온다고 수고했소. 잘 쉬었다 돌아가소. 욕보입시데이!”
다른 어촌계와 엇비슷하다.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귀여운 구석도 보인다. 벽에 그림을 그렸다. 이제 돌아가야지!
11시 58분, 제승당으로 돌아왔다. 배 시간을 확인했더니 12시 35분이었다.
“어서 오세요!”
“네! 689cc 오토바이도 있습니다.”
“큰 오토바이네요. 전화번호는요?”
표를 구매한 다음, 홀로 점심 만찬을 펼친다. 커피와 사과, 두유, 빵, 영양갱이 시멘트 상에 올랐다. 후식으로 여유를 곱씹는다. 한산도를 돌아보며 느낀 점 하나는 섬임에도 불구하고 도로포장이 잘 되었다는 사실이다.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지만, 비포장도로를 만날 수 없었다. 심지어 문어포 마을에서 ‘한산대첩 기념비’ 쪽으로 올라갈 적에도 그 산길을 시멘트로 포장한 상태였다.
외지인이 개인 승용차로 쉽게 섬을 찾을 수 있도록 제승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토캠핑장이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차를 배에 싣고 오토캠핑을 즐기고자 한산대첩으로 빛나는 한산도로 올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이점이다. 또한 오토캠핑장이 아니더라도 섬 곳곳에서 캠핑카를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섬사람들이 굳이 제지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그렇게 유인책을 만든 것은 잘한 결정이다. 또한 적자가 심하겠지만, 항구에서 섬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시영버스를 운영하는 것도 훌륭하다. 번영하고 번창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12시 30분, 탑승한다.
“표를 주고 들어가세요.”
“여기요! 되었나요?”
“......”
성웅과 영웅들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역사의 섬을 뒤로 하다. |
배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편은 아닌데, 아주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 공휴일이나 주말 주일에 찾는 사람이 많지 싶다. 어제처럼 말이다. 배에서 잠시 잠을 청했다가 눈을 떴다. 함께 탑승한 승객 중에 3남매(1남 2녀)와 같이 탑승한 아이 엄마가 있었다. 딸과 신나게 놀면서 일으킨 행복한 소음이 날 깨웠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구요.....”
딸과 손뼉을 맞춰가며 놀아주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더군다나 아이가 셋이라니! 부디 행복하시라!
『삼삼오오라는 단어가 낯설어지는 초저출산의 시대에
남매들의 웃는 소리가 배 안 가득 행복한 소음이 되어 날 웃게 한다.
매 순간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되길 소망합니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일광 집까지 검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부산 시내를 통과하도록 안내한다. 그럴 순 없지! 삼랑진역과 양산종합운동장을 경유지로 입력했더니 시간이 조금 늘어났다.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다.
화창하게 하늘이 개었다. 주행 여건이 더할 나위 없다. 다만, 창원시 의창구 의암동에서 경승용차가 우측으로 나가기 위해 무리하게 칼치기를 하며 내 앞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추돌사고가 날 뻔했다. 방어운전을 왜 해야 하는지 또 확인할 수 있었다. 14시 45분, 경유지인 삼랑진역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다.
16시 25분에 집에 도착했다. 주행거리는 428㎞였고, 리터당 평균 25.3㎞를 달렸다. 이 정도면 괜찮은 연비다.
※총 주행거리: 428㎞
- 리터당 25.3㎞ 주행
- 16.9리터 사용
※ 전체 비용: 86,799원
※ 연료비: 24,999원(전체의 28.8%)
- 10,697원: 10. 09. / 케이블카주유소(통영시 발개로 132)
- 14,302원: 10. 10. / 용문주유소(일광읍 기장대로 710)
※ 숙박료: 27,000원(전체의 31.1%)
- 통영W(통영시 광도면 죽림리 1571-27) 1박(10. 09) / 27,000원
※ 식비 및 기타: 34,800원(전체의 40.1%)
- 2,200원 : 10. 09. / 백광식당편의점(마산합포구 진전면 삼진) - 얼음과 커피
- 9,000원 : 10. 09. / 수정돼지국밥(통영시 광도면 죽림5로 46)
- 4,100원 : 10. 09. / 7-일레븐(통영시 광도면 죽림5로 46)
컵라면(진), 캔맥주(켈리 1캔)
- 9,750원 : 10. 10. / 한산농협카페리3호
- 9,750원 : 10. 10. / 한산농협카페리3호
* 통영과 한산과 이순신 편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