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개인적인 감상과 느낌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특정 오토바이를 홍보하거나 비난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오토바이 사에 대한 호불호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것을 짚어 둡니다.
사진 위는 Lc8c 엔진을 탑재한 799cc 800MT / 아래는 cp2 엔진을 장착한 689cc MT-07. 둘 모두 2기통이다. |
cfmoto(쉬운 말로 번역하면 『메이드 인 차이나』 되겠다)사의 800 MT 익스플로러를 사들이고 1,000㎞를 주파하며 느낀 것과 감상을 정리하려 한다. 지난 여수 여행기를 올리면서 오토바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해야겠다 생각했고, 성능 면에서 탁월하기에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먼저, 이 오토바이의 비교 상대는 내 기준에서는 야마하에서 만든 MT-07이다. 합리적인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해둔다. 800 MT와 비슷한 기종을 찾으려면 스즈키의 800 DE나 혼다의 트랜스알프 750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된 비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MT-07을 대상에 두는 것은, 다른 바이크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것과, 내가 가진 오토바이가MT-07과 800 MT 뿐이고, 2만 킬로 넘게 운행하면서 나름 느낀 바가 있어서이다.
여수 여행 1일 차, 마산회원구 봉암동에서 잠시 쉴 적의 애인의 모습! |
먼저 기능 부분이다.
1. 800 MT의 계기판은 8인치 큰 화면에 풀 컬러이고, 터치식이다. 이 기능을 품은 800 MT에게 MT-07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07을 논할 것은 아니고, 완전 천연색이라는 것만으로도 황송한데, 손가락으로 터치가 지원되는 계기판이라 눈과 손이 즐겁다. 더군다나 계기판이 휴대폰과 연동까지 된다.
- 굳이 단점(장점일 수도 있겠다)을 지적하자면, 계기판을 터치해서 특정 성능을 작동시킬 적에 한 번 작동시켰다고 계속 지속되는 건 아니다. 가령, 열선그립과 열선시트를 가동한 다음 운행하다가 정차해서 시동을 죽이면, 그 성능도 원래 상태로 전환된다. 따라서 다시 시동을 켰을 적엔 또 그 기능을 찾아 들어가 터치를 해야 한다. 매번 그렇게 해야 하는 점은 지적할 수 있겠다.
2. IMU(관성측정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어려운 설명은 잘 모르겠고, 간단하게 얘기하면 바이크의 움직임과 가속도를 여섯 축에서 동시에 측정해서 제어한다는 그런 말이다. 라이더의 운전을 IMU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8인치 풀 컬러 계기판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는 800 MT. 심지어 손가락으로 터치해서 기능을 켤 수 있다. |
3. 쇼바(완충기, 가야바) 프론트(앞면) 도립식(20단계)이고, 리어쇼바(뒷면 완충기)는 모노(20단계)다. 바이크를 타는 사람이 운전자 1명이거나 동승자가 있을 때 무게가 달라진다. 이에 더해 캠핑 장비라든지 물건을 잔뜩 실었을 적에도 바이크 전체 무게가 달라진다. 이럴 때 무게에 맞춰 단계를 조절해서 최적의 쇼바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07은 비교가 안 된다. 주행하면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적에 겁나게 편안하고 부드러웠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4. 타이어가 미쉐린에 튜브리스 휠이다. 튜브리스는 타이어 안에 공기를 품고 있는 튜브가 없다는 말이다. 주행 중에 못이라든지 등에 의해 펑크가 났을 적에 튜브리스는 바람이 좀 빠지긴 하겠지만, 일정 부분 주행이 가능하다. 안에 튜브가 있는 바이크는 이 경우 주행이 매우 곤란할 수 있다.
휠 내부에 공기압과 타이어 온도를 측정하는 장비가(명칭은 기억나지 않는다) 부착되어 있다. 공기압이 적당한 지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이런 장치가 고맙긴한데, 이렇게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사실 좀 의아하다. 그리고 운전 중에 자주 그쪽으로 시선을 뺏긴다는 것이 가끔은 반갑지만은 않다.
5. 핸들 왼쪽 클러치와 오른쪽 브레이크가 조절식이다. 운전자의 손이 같을 순 없다. 손가락이 긴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짧기도 할 것이다. 그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운전자 맞춤형인가!
6. ABS 기능이긴 한데, 코너링 ABS 기능도 있다. 별도의 설명은 필요 없겠지?
7. TCS(구동력 제어기능, Traction Control System) 기능이라니! 이 기능은 쉬운 말로 오토바이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눈길이나 빗길 등에서 출발하거나 가속할 때 바퀴가 헛돌 수도 있고, 미끄러질 수도 있다. 이때 이 기능이 개입해서 오토바이가 안정적으로 주행하도록 돕는다는 말이다. 오토바이 바퀴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안전장치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놀랍지 않나! 오토바이에 이런 기능이 있다니!
8. 6가지의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평소 주행할 때, 비 올 때, 임도 등 비포장도로를 달릴 적에 각각의 주행상황에 맞게끔 선택해서 주행할 수 있다. 놀랍도다. 겨우 1천 4백만 원에 구입한 오토바이에 이런 기능들이라니!
9. 크루즈 컨트롤과 전자식 스로틀 바디를 장착하고 있다. 우선 스로틀 바디라는 것은 공기량 통로 개폐 역할을 말한다. 오토바이의 가속에 맞춰 엔진에 공기를 공급하는 것인데, 전자식 기능을 장착해서 적절하게, 아니다. 표현이 좀 부족하다. 정밀하게 공기량을 조절해서 공급한다는 말이다. 구형 스로틀 바디는 운전자가 스로틀을 당기는 그 위치만큼 밸브가 열린다. 전자식은 가속에 맞춰 정밀하게 맞춰준다는 뜻이다.
크루즈 컨트롤은 정말 상상 이상이다. 여수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이 기능을 여러 번 사용했는데, 긴말이 필요 없다. 강력히 추천하는 기능이다. 나는 이 오토바이가 크루즈 컨트롤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돈값을 한다고 판단한다. 이 기능은 4단에서 6단까지, 시속 40킬로에서 120킬로 사이에서 작동한다. 물론 스마트 크루즈 기능은 아니다.
10. 안개등과 핸들 열선, 시트 열선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이거 미친 거 아닌가 싶다. 겨우 1천 4백만 원을 지불했는데 말이다. 안개등이 정말 필요했던 적이 있다. 07을 타고 안동으로 갈 적에 아침에 몹시도 강한 안개가 내렸었다.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적에 강력한 성능의 안개등이 꼭 필요하다.
열선 그립과 열선시트는 기온이 떨어질 적에 늘 목말라했던 기능이다. 07에게 이 기능에 더해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있다면…. 다른 오토바이로 내가 눈 돌렸을까 싶다. 아무리 추워도 손잡이와 엉덩이가 따듯해서 크게 추위를 느끼지 않게 된다.
『걸출한 오토바이를 얻게 되어 얼마나 고마운지!
작정하고 만든 오토바이라 확신한다. 이토록 강력한 성능을 품고 있다니!』
11. 후방레이더 기능도 있다. 운전하면서 여러 번 위기를 피할 수 있도록 나를 도운 기능이다. 바이크 후면과 옆면으로 차량 등이 50m 범위 안으로 다가오면 컬러 계기판에 불이 들어온다.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오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경고음을 발산한다. 여러 가지 도로 상황 때문에 후방 경계를 느슨하게 하거나 소홀할 수 있다. 이럴 때 이 기능이 안전을 담보하는 강력한 후방 경계병 임무를 수행한다. 쉬지 않고 보초를 서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12. 퀵쉬프트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수동으로 기어를 조작해야 하는데, 기존처럼 클러치 레버의 도움이 없더라도 양방향(올리고 내리는 것)으로 기어를 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설명은 이렇게 했지만, 1단에서 2단으로 올릴 때와 2단에서 1단으로 내리거나 중립으로 전환할 적에 클러치 레버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이크의 기계적 메커니즘상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장거리를 달리면서 시내를 통과할 적이면 퀵쉬프트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게 된다. 07로 장거리를 달릴 적이면, 늘 손이 저렸다. 당연한 것이 시내를 통과하면서 빈번하게 신호를 따라야 하는데, 그때마다 기어를 올리고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중립으로 빼기도 해야 한다. 때문에 1시간 반 정도 운전하고 나면 늘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손이 저렸다. 800 MT는 2시간 이상을 달리고도 그런 증상이 없었다. 이 바이크를 구입한 것은 정말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다음은 주행 질감, 그러니까 엔진 성능과 느낌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MT-07은 2기통 cp2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부드럽고, 조용하면서 가속력이 엄청나다. 젊은이들이 윌리라는 기술을 구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이크를 급속하게 가속해서 앞바퀴를 들어 올리는 것을 말한다. 엔진이 강력하게 받침을 해야 가능한 기술이다. 이 부분에서 MT-07은 강자라고 할 수 있다. 2만 킬로 넘게 07을 타고 다니면서 부드러운 질감에다가 강력한 성능을 발산하는 그 매력에 매료되었다. 할리처럼 시끄러운 오토바이를 질색하기에 07을 타고 다니면서 느낀 부드러운 엔진 질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에 비해 800 MT는 Lc8c 라는 엔진을 탑재했다. 성능은 거친 야생마가 연상된다. 강력하다는 부분에서는 07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지만, 이 아이는 결코 조용하지 않다. 그렇다고 시끄럽다는 말이 아니다. 매우 거칠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오토바이가 첨단 전자 장비를 잔뜩 품고 있다. 그 장비들이 야생마가 딴짓하지 못하게 정교하게 제어하면서 운전자를 돕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다음은 곡선길을 주행할 적의 느낌이다. 07은 회전구간을 일정한 속도로 통과할 적에 오토바이를 눕혀야 하는데, 운전자가 오롯이 통제해야 한다. 조절을 잘못하게 되면 바이크가 세워지면서 곡선길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800 MT는 탑재된 여러 시스템이 주행하는 오토바이를 제어하면서 운전자가 아닌 장비가 대신 통제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매우 쉽게 곡선길을 통과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매번 곡선도로를 통과할 적에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바이크를 운전하는 느낌이었다.
다음은 연비다. 689cc인 MT-07과 799cc의 800 MT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해선 안 되지만, 장거리 주행을 했을 적에
- MT-07은 리터당 24㎞에서 25.7㎞까지 나온다.
- 800 MT는 리터당 22.7㎞ 정도 나온다. 속도는 비슷할 것이다. 과속하지 않는 주행 습관을 가졌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신뢰해도 좋다.
* 종합하면 내가 느낀 800MT 익스플로러는 두 글자로 마무리할 수 있다. '걸작!'
이 정도로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