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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보성 여행기 - 3편 / 메타세쿼이아, 송재 서재필과 애국의 고장)

탁왕 2024. 10. 30. 09:36

* 3편 연재 - (메타세쿼이아, 송재 서재필 그리고 애국의 고장) 

 

보성의 명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낙옆이 떨어질 적에 드라이브 경험을 할 것을 추천한다.

 

1345, 선소 어촌체험 마을(전남 보성군 득량면 공룡로 806-32)에 다다랐다. 이곳 도로명 공룡로가 말해 주듯이 공룡 공원이 제법 크다. 관광지라는 생각이 든다. 평일인 금요일이어서인지 큰 주차장이 텅 비었다. 해변에 공룡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도로 안쪽으로 텐트촌이 넓게 자리 잡은 것을 보면 야영이 가능한 곳이지 싶다. 어촌 체험도 하면서 공룡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근데 왜 공룡일까? 가까이에 있는 지자체가 이미 공룡을 주력 산업으로 선점하고 있지 않은가!

 

어촌체험마을과 공룡, 가족이 1박을 하며 여행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다.

 

 

어촌체험마을과 공룡 공원 주변 스캐치

 

 

1435분에 율포항에서 멈췄다. 공룡 공원에서 율포항으로 달리는 도중에 작은 사고가 있었다. 공원에서 출발하기 전에 커피를 마시고 사이드 백 오른쪽 지퍼를 닫지 않았던 모양이다. 첫 번째 징조는 선소 마을을 지나면서 과속방지턱을 넘는 순간이었다. 바이크 뒤에서 !하는 쇳소리가 들렸다.

뭐지? 뭐가 떨어졌나?’

설마 가방의 지퍼가 개방되었을 거라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때 떨어진 것은 커피를 담은 보온병이었다.

 

그 후 지퍼가 차츰 내려갔을 것이다. 그러면서 일용할 양식과 포로들이 순서대로 도망친 것이다. 보온병 옆에 쉬고 있던 태백산맥 6이 다음이었고, 뒤를 따라 사과와 견과류, 음료를 품은 비닐 가방이 탈출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충전기가 빠져나갔으며, 그땐 지퍼 전체가 완전히 열린 상태였다.

아우야! 이런 시팔 것! 큰일이다.”

오토바이를 되돌렸다. 선소 마을 입구까지 약 2를 되돌아가면서 탈출한 녀석들을 다시 포획했다. 대부분 회수했지만, 사과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태백산맥 6권은 내지 일부가 찢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지나는 사람과 차량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율포항은 수산물 위판장과 수협, 해경, 해수욕장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율포항은 규모가 좀 크다. 수산물 위판장과 수협, 해경, 해수욕장까지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도 특별히 길손의 눈과 귀와 입을 자극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바람을 따라 파도가 잔잔하게 다가오는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정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멀리 해수욕장을 바라본다.

여긴 왜 경유지로 찍고 왔지? 내가 왜 그랬을까?’

 

15, 한국차문화공원이다. 보성녹차가 유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곳을 찾을 적엔 반나절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가질 것을 추천한다. 여러 체험을 하면서 녹차와 관련된 재미와 흥미와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냥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직접이든 간접이든 다르지 않다. 굳이 올 필요까진 없다.

 

한국차문화공원! 반나절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찾아갈 것을 추천한다.

 

 

관광을 위해 정비한 것이든 아니든, 잘 정리 정돈된 차밭을 거닐며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지만, 차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고, 직접 만든 차를 시간을 두고 우려서 마셔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데크가 잘 갖춰졌다. 그곳을 따라 걸으면서 차밭으로 입장할 수 있게 해두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차밭으로 향한다. 행복하길 빈다. 찾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붐비진 않는다. 주말과 주일에 인파가 넘칠 것이다. 넓은 주차장이 그럴 것이라 말하고 있다.

 

한국차문화공원을 출발해 경유지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찍고 목적지로는 서재필 기념관(목적지로 잡을 때까지도 서재필이라는 분이 설마 그분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으로 잡았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16킬로 정도 거리라 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일부 블로그 글에 따르면 16정도 된다고 하는데, 길손은 가며 오며 전체를 달려보았다. 전체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된 것은 물론 아니다. 구간 구간 거대한 나무들로 양쪽을 꽉 채웠고,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았다. 나무 아래를 달리는 길손에게 이곳은 가로수길일까? 메타세쿼이아 터널일까?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장담컨대 구간 중 일부는 생태터널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생태동굴처럼 가꾸었다고 평가해서 수고한 사람들의 노고를 위로하련다. 가로수길을 지날 적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달렸다. 중간중간 바이크를 세워 사진과 영상을 담았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휴대폰 카메라의 앵글로 보는 것은 차이가 크다.

 

 

색시한 애인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길손의 시야에 잡힌 모습은 웅장하달까? 압도적인 자연의 힘으로 찍어 누르는 위압감이나 그런 느낌은 아니다. 원초적인 자연의 힘으로 자유로움과 휴식, 건강과 평온함을 떠올리게 한다. 메타세쿼이아 터널 안에서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읽을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들이 어깨동무하고 길손에게 그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보시게 길손! 찾아온다고 애썼어! 내가 치유의 힘을 나눠줄라니까 충분히 즐기고 천천히 돌아가소!”

 

단풍이 물들었을 적에 찾는다면 얼마나 이국적이면서 아름다울까를 생각했다.

 

오토바이가 아니더라도 승용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 역시 추천할 수 있겠다. 창문을 모두 열고 쉬엄쉬엄 운전하면서 공기를 양껏 마셔보라. 손을 내밀고 부딪히는 공기를 느껴 보라. 치유의 힘을 느껴 보라.

* 양껏: 할 수 있는 양의 가장 큰 한도까지

 

16시 무렵이다. 서재필 기념공원에 도착했다. 이곳 보성군 문덕면에 서재필 기념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더군다나 선생의 생가가 있으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못 했다.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다. 학창 시절에 물론 배웠겠지만, 자세한 내용은 찾아보시라.

 

서재필 기념공원, 찾아올 때까지도 설마 송재 서재필은 아닐거야! 라고 생각했다.

 

 

선생의 영정 사진은 송재사에 모셨다. 들어가는 입구 좌측엔 선각재, 우측엔 선양관이 자리 잡았다. 그에 앞서 입구 오른쪽에 독립문을 세워 두었고, 왼쪽으로 선생의 동상과 기념관이 길손을 기다리고 있었다. 생가는 정문에서 1.5정도 더 진입하면 볼 수 있다.

 

최대성 장군과 서재필 선생! 그리고 쇠실이라는 마을엔 백범 김구 선생 은거 기념관이 있는데, 쇠실 마을은 보성군 득량면 소재다. 보성군은 애국지사를 모신 지자체로서 그 자부심과 자긍심, 남다른 프라이드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다시 생각하면 보성군은 애국과 자주독립의 고장이구나!

 

송재 서재필 선생 영정 사진!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인사를 드렸다.

 

송재사를 찾아 선생의 영정 사진 앞에서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영면하십시오!’

 

숙소인 보성관광모텔(15만 원)은 보성군 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 1730분 무렵 도착해서 짐을 풀고 뜨거운 물로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식사를 위해 18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모텔을 나섰는데, 사위가 어두웠다. 해가 짧아 어둠이 찾아온 것이야 이 나라 어느 곳에 가더라도 마찬가지인데, 사위가 어둡다는 것은 정말 보성군 시가지가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여행지에서 느낀 이미지와 맞지 않은 것 같았다. 찬란하게 빛나야 할 고장이거늘.

 

선택할 수 있는 식당이 별로 없었다. 중국집과 터미널 식당, 24시 편의점, 치킨집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집에서 새우볶음밥(19천 원)을 주문했고, 주방에서 세척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말끔하게 비웠다.

 

군청이 있는 소재지인데도 한적하고 조용하다. 불타는 금요일인데 말이다. 보성군 인구가 얼마나 되지? 싶었다. 컵라면(, 순한 맛)과 맥주 두 캔(캘리), 허니버터칩을 사 들고 숙소로 향했다. 2130분 무렵, 잠들 때까지 넷플릭스 지옥 시즌2를 시청한다.

 

2일 차(10. 26. )

전날 일찍 잠들었기에 큰딸의 톡을 확인하지 못했다. 잘 도착했는지 아빠의 안부를 묻는 거였다. 06시에 기상하자마자 답을 올렸다.

공주님! 미안해요. 아빠가 일찍 잠들었거든요.”

 

뜨거운 물로 샤워하며 세포 하나하나를 깨운 다음, 컵라면과 두유, 영양갱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0705분 무렵 숙소를 나섰다. 보성군청 소재지 주변은 온통 안개가 가득했다. 철길을 건너기 전에 무인 차단기가 내려왔다. 그 사이를 비집고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지긋이 기다렸다.

 

열차가 길손 앞을 지나가는 장면을 처음 촬영해보았다. 아마도 07시 10분 무렵일 것이다.

 

처음이지 싶다. 열차가 길손 바로 앞을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그 모습을 촬영했다. 그래서일까? 설렘이 있었다. 보성군청 소재지를 벗어나자 안개가 뒤로 물러난다. 딱 그곳에만 안개가 머물렀다. 달리는 동안 가을답다는 혼잣말을 계속 내뱉는다. 하늘은 구름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맑고 높다. 라이딩하기 안성맞춤이지만, 절제하면서 달린다.

 

마산합포구 진전면 소재 삼진 제일주유소에서 쉴 때까지 약 180를 달렸고, 운전한 시간은 2시간 35분을 넘겼다. 손이 심하게 저렸으며, 무엇보다 화장실이 급했다.

 

마산합포구 진전면 소재 삼진 제일 주유소에서 잠시 쉬다.

 

12시에 삼랑진역에 도착했다. 집으로 바로 간다면 점심을 따로 챙겨야 하는데, 오후 1시를 지날 무렵이라 어중간했다. 마침 역 앞에 국밥집이 있어 식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13시에 도착했고, 총 주행거리는 699. 리터당 24를 달렸는데, 특별히 과속한 기억이 없어 평균 연비 기록에 의구심이 들었다.

 

총 주행거리: 699

- 1리터당 24주행 / 사용한 연료 약 29리터

 

전체 비용: 115,808

 

연료비: 39,208(전체의 33.9%)

- 12,720: 10. 25./ 진주진양농협주유소(진주시 사봉면 사군로 9)

- 14,488: 10. 25./ 보성농협만평주유소(보성군 보성읍 송재로 417)

- 12,000: 10. 26./ 삼진제일주유소(마산합포구 진전면 삼진의거대로 130)

 

숙박료: 50,000(전체의 43.2%)

- 보성관광모텔(전남 보성군 원봉리 15-1) 1(10. 25.) / 50,000

 

식비 및 기타: 26,600(전체의 22.9%)

- 9,000: 10. 25. / 하오츠(보성군 보성읍 현충로 13) - 새우볶음밥

- 8,600: 10. 25. / GS25보성해그린점(보성군 보성읍 원봉리 5-20번지)

                 컵라면(), 캔맥주 2, 허니버터칩

- 9,000: 10. 26. / 한국인돼지국밥(밀양시 삼랑진읍 천태로 65) - 섞어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