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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2차 전국일주 - 미조항, 바람흔적미술관, 여행 경비) 5편

탁왕 2023. 11. 13. 13:20

* 4일 차에 이어 계속(5편, 마지막)

 

5일 차, 집으로!
숙박한 이레펜션 1인실은 3만 원도 하지 않는(2만 5천 원) 저렴한 객실이다. 허리를 숙여야 할 정도로 천정이 낮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있을 건 다 있다. 주인이 아마도 공간을 최대치로 활용해서 숙박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 싶다. 웬만한 가정집에서라면 창고 정도면 모르겠으나, 옥탑방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공간이었을 것이다. 어떻든 전기장판을 따듯하게 가동하고 숙면을 취했더니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몸의 세포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아침에도 일부러 뜨거운 물로 샤워했다. 정말 그 좁은 공간에 화장실도 샤워기도 만들어 배치하다니.  밤새 옷가지를 말렸는데도 일부는 어림없었다. 다행히도 라이딩 복장들은 모두 말랐다. 짐을 꾸렸고, 비는 그쳤으며, 구름이 적당해서 바이크 타기엔 안성맞춤이었다. 07시 20분 무렵 출발했고 주인장에겐 문자를 남겼다. ‘잘 잤고, 어제 다 먹지 못한 음식 있으니 두고 갑니다’는 내용이었다.
 
바람흔적미술관 가는 길에 미조항을 들렀다. 미조항은 두 가지에서 의미 있다. 첫째는 국도 19호선과 3호선의 출발점이 미조항이라는 점이다. 19호선은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까지 연결되는데, 451.55㎞ 거리라고 한다. 3호선은 평안북도 초산군 초산면까지 이어지는데 564.17㎞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된 정보다.
 

미조항, 우리 가족에게는 아픈 의미가 담긴 곳이다.

 


둘째는 둘째 형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하기 전에 어려운 가정형편의 다른 집 차남들처럼 일해야 했다. 형은 고향 중산리에서 멀리 남해 미조항까지 떠났다. 그런 형을 생각하며 어머니께서 그렇게 우셨던 모양이다. 결국 아버지를 설득했단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형편이라도 자식을 데려오자….
 
당시 아버지께서 직접 미조항까지 내려가서 형을 데려왔다는데, 선장은 배를 타는 형을 데리고 가는 것이 매우 못마땅해했다 한다. 아마도 부려 먹기 좋았겠지…. 나쁜 놈! 얘기인즉 형을 그렇게 부려 먹고 월급은커녕 아버지에게 오히려 그동안 먹고 잔 것을 계산하라 했다는 것이다. 미조항은 그런 곳이다.
 
『미소를 머금은 소년을 품었던 항구야
 조석으로 소년을 품었던 항구야
 항구를 다시 찾을 중년이 된 그 소년을 다시 따스하게 품어주려무나』
 
바람흔적미술관과 인근의 나비생태공원을 들렀다가 다시 출발한다. 호수 또는 저수지를 품고 있는 바람흔적미술관은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정도다. 시간을 두고 차 한잔 곁들이며 쉬면서 작품을 감상한다면 피로와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바람흔적미술관! 영상 편집하는 방법을 몰라 정말 아쉽고, 또 아쉽다.

 


5일 차 오전 10시 25분 무렵, 고성과 사천을 지나 창원으로 진입했을 적에 손에 감각이 희미해지는 것 같아 서둘러 신호등 바로 옆의 휴게소로 들어갔다. 카라멜마키아또 한잔 마시면서 휴식 겸 여행기를 메모했다. 휴게소 주소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남해안대로 4500이고, 매장 이름은 ‘수랏간’이다.
 
다시 출발해 밀양 한천으로 향했다. 마지막 중간 경유지다. 그곳에 도착할 무렵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적은 양이지만 비가 내린다. 점심을 해결하고 갈 생각이었는데, 하필이면 단체 손님이 몰려든 탓에 4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돌아 나왔다. 양산 배내골로 네비가 안내했고, 에덴밸리를 넘어가는데, 산 정상에선 더 많은 비가 내렸다. 스키장에서 내려가는 길이 무척 가파르고 미끄럽다. 자칫 여행 마지막 순간에 사고 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바짝 당겼다.
 
양산을 통과해 정관으로 넘어가자 더는 내리지 않았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정리한 다음 곧바로 세차장엘 갔다. 고생한 MT-07을 꼼꼼하게 씻어주는 것으로 2차 전국일주를 마무리했다.

 

* 4박 5일간 사용한 경비를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이번 전국일주에서 사용한 경비는 모두 378,493원이다.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계획한 것도 있지만,  첫날 둘째 형 집에서 잤기에 숙박비를 아꼈고, 저녁 식사를 식당에서 하고 형이 계산했다. 그리고 2일 차 점심을 보령시에서 다시 만난 박** 고문이 사주었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연료비 기타(숙박비 제외)
14일: 12,000원(출발 전 / 기장경찰서 옆)

15일: 15,000원(경북 상주시 공검면 공갈못주유소)

15일: 12,268원(경기도 남양주시 고산로 강평광남 주유소)

16일: 10,000원(충남 태안군 남면 안면대로 안면도주유소)

16일: 8,000원(전북 군산시 외항로 163 한결주유소)

16일: 10,000원(전북 김제시 벽성로420 서암주유소)

17일: 14,175원(전남 목포시 통일대로34 동영주유소)

18일: 14,000원(전남 보성군 득량면 녹색로 3250 S-OIL
         믿음가득주유소)

19일: 13,000원(경남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 1867
          신세계주유소)




15일: 11,000원(제육복음/충북 괴산군 연풍면 연풍휴게소)
15일: 4,400원(커피 2개 / 연풍휴게소 매점)
15일: 13,800원(진미오징어 등/ 서울 중랑구 묵동 20번지 207호
          현대마트)
16일: 3,200원(아메리카노등/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서해로 1457
          GS25)
16일: 16,800원(기네스 캔맥주 등 / 전북 김제시 콩쥐밭쥐로 17
          세븐일레븐)
16일: 6,600원(아이스크림 2개 / 세븐일레븐)
17일: 4,500원(아메리카노/전남 목포시 해안로 행복이 가득한 집)
18일: 3,000원(아메리카노 / 전남 보성군 회천면 영천리 1-20
         은곡다원)
18일: 30,450원(왕뚜껑 등 10종 /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송로24
         동남해농협 미조지점)
19일: 4,500원(카라멜마키아또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남해안대로 4500 수랏간)
19일: 23,800원(양갱2호 / 경남 밀양시 산내면 봉의로 58-31
         한천판매장)
◆ 현금 계산
목포 점심값: 32,000원(낙지볶음)
커피 값: 4,000원
입장료: 2,000원(목포근대역사관)
합계:108,443원
이동 거리: 1,806㎞ / 1리터 당 25㎞ 이동
사용 연료: 73ℓ
합계: 160,050원



숙박비용:110,000원
15일: 원(서울 중랑구)
16일: 35,000원(전북 김제시 순동 770-17 / 김제 모텔 탑)
17일: 50,000원(전남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677-3 / 전라완도친구네 펜션)
18일: 25,000원(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 727-4 / 이레펜션)
■ 총 비용:378,493원
108,443원(연료비) + 160,050원(식비 등) + 110,000원(숙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