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계획-오토바이로 제주도 여행하기)

탁왕 2025. 7. 4. 14:12

# 제주도 여행계획을 짜다!(2025. 7. 15. ~ 7. 19. 4박 5일 일정 오토바이로 제주도 여행하기)

 

버킷리스트의 하나인 제주도를 오토바이로 여행하기에서 충실한 내 애인이 되어줄 800 MT 익스플로러!

 

 

어릴 적이다. 하늘을 날고 있는 헬기와 비행기를 볼 적이면 누구나 가졌던 그런 상상을 했다. 저 헬기와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는 사람처럼 나도 미래에 조종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땐 청명하게 맑고 높은 저 하늘을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을 거야! 상상에 흠뻑 빠졌고, 천왕봉이 잘 보이는 논에 반듯하게 누워 하늘을 두 눈에 가득 담고선 정말로 새처럼 날고 있는 자신을 상상했다.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상상과 현실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엄혹했던 현실이 자신을 가르칠 무렵에 상상의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 친구가 비행기 타고 제주도 다녀왔다는데, 나는 언제 비행기를 한 번 탈 수 있을까?

 

드디어 그날이 찾아왔다. 감격할 정도로 설렘이 있었다. 도둑처럼 찾아온 그 날이 하필이면 신혼여행을 위해 제주도를 가는 일정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대한항공이었을 것이다. 그 한 번의 경험으로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어릴 적의 꿈과 로망은 말끔히 사라졌다. 버스를 탈 적에도, 배를 탈 적에도 날 괴롭혔던 멀미가 항공기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중년이 된 지금에는 멀미의 강도가 약해졌을 뿐이다.

 

제주도 여행을 앞두고 있는 길손의 기다림에는

  주도면밀한 계획과 준비는 부족하지만,

  도전과 전율, 흥분과 여유, 여정과 행복, 메모와 휴식이 넘친다.

 

첫 방문에서 제주도는 길손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기후, 어느 곳을 방문하더라도 쉽게 보이는 귤밭을 경험하면서 제주도가 대한민국이 아니라, 동남아의 어떤 섬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신혼여행을 위해 제주도를 처음 찾았을 적엔, 어릴 적 꿈의 연장선인 여객기가 함께 했다.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길손의 가슴에 남았던 꿈과 상상과 신기함의 영역에서 비행기는 말끔하게 사라졌고, 제주도만 남게 되었다.

 

중년이 된 길손에게 다른 상상이 생겼다. 버킷 리스트의 하나가 된 그것은 내 오토바이로 제주도를 여행하기로 다시 태어났다. 가능할까 여겼던 이 계획을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몹시 기대하고 있고, 첫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행기를 메모할 생각에 행복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런 마음 때문일까? 당근을 통해 중고 노트북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여행기를 더 자세하고 촘촘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다.

 

오는 715일부터 19일까지 45일간의 일정으로 여행계획을 짰다. 제주도 방문을 위해 배편과 숙박시설을 확인하고, 제주도 관광지도를 구매하며 부산을 떨었다. 지난주에는 애인인 800 MT 익스플로러의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장거리 여행에 필요한 점검도 마쳤다. 일정 중에 필요할까 싶어 알리를 통해 에어펌프도 사들였다. 여행 중에 바퀴에 바람이 빠질까 싶은 염려 때문이다.

 

제주도를 내 오토바이로 여행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주연이 제주도가 아니라, 나와 오토바이라는 것이고,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나에겐 커다란 사건인 것이다.

 

15일 출발하는 배편과 19일 돌아오는 배편 티켓을 구입했다. 왕복인데도 지출한 경비는 약 22만 원이다. 승객 1인과 오토바이 탑승 요금이 포함되었지만, 의외로 저렴해서 놀랐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 1박에 2만 원으로 길손의 부담을 덜어준다. 48만 원이라니! 물론 4인실이라 다른 길손과 한방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감내해야 할 것이다.

 

22만 원(뱃삯)에 숙박비 8만 원을 더해 30만 원 지출이 확정된 상태인데, 추가될 경비는 오토바이 연료비와 식비다. 4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체 경비를 고민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5일간의 연료비가 6만 원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 여행 중엔 1일 1(저녁)만 할 예정이라 식비로 소요될 비용은 4만 원이다. 1만 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도 미리 확인해두었다.

 

물론 예상외라는 것이 있다. 두 눈을 매료시킬 정도의 장소에 예쁜 커피숍이 있다면 어쩌라! 작은 행복을 즐기기 위해 아메리카노 정도는 주문하지 않겠나! 이런저런 점을 참작해서 45만 원으로 한도액을 설정했다. 45일에 45만 원이면 경제적이면서 적당한 비용일 것이다.

 

15일 아침 06시에 집을 나설 것이다. 완도에서 15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최소한 1시간 반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꼬박 7시간을 달려 도착하면 13시가 될 것이다. 출항까지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을 것이다.

 

카카오맵에 사진의 장소를 입력하면 제주도 해안을 따라 한 바퀴 돌게 된다.

 

제주도까진 출항 후 대략 2시간 20분 걸린다고 들었다. 1730분에 제주도 여객 터미널에 도착해서 배에서 내리면 대충 18시가 될 것이다. 숙소를 들렀다가 입실하고 식당을 찾을 것이고, 간단한 일정을 정리해서 노트북에 기록할 것이다.

 

2일 차인 16일은 종일 바이크를 타고 있을 것이다. 제주도 해안도로를 타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를 돌아볼 것이다. 첨부 사진의 장소를 차례로 카카오맵에 입력하면 거의 완벽하게 해안도로를 따라 코스가 설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쉽고 편안한 길이 아니라, 비포장도로라 할지라도 가능하면 해안에 바짝 붙여서 제주도 해안 전체를 관망하도록 짜두었다.

 

3일 차인 17일에는 중간 지역에서 동 <-> 서로 이동할 것이고, 4일 차인 18일은 남 <-> 북으로 여행하게 될 것이다.

 

여행 3일 차와 4일 차에는 사진 속의 코스를 따라 여행 중일 것이다.

 

 

5일 차 아침 0840분 출항하는 배편을 타고 완도로 돌아올 것이고, 일광을 향해 다시 7시간을 달려 귀가하면 전체 일정을 종료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버킷 리스트의 하나이기에 손꼽아 기다린 날이다.

오토바이로 여행한다는 것!

내 소유의 오토바이를 배편에 실어 나와 같이 제주도에 간다는 것!

제주도 전체를 오토바이로 돌아보게 된다는 사실에 온몸을 관통하는 전율을 느끼게 된다. 상상할 때마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