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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완도군 여행 계획-장모님을 그리워하며)

탁왕 2024. 7. 26. 10:07

지난 717일이다.

슬하에 여섯 자식을 두신 장모님께서 소천하셨다. 삼일장을 지냈고, 앞서 별세하신 국가유공자셨던 장인어른께서 머물고 있는 영천호국원으로 장모님을 모셨다. 호국원에 모실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셨던 장인께서 국가유공자이신지라 두 분이 그곳에서 재회한 것이다.

 

* n행시를 휴대폰으로 읽을 경우 폰을 가로로 놓아주세요!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처음 뵌 날을 잊지 못하고 있건만,

  모진 세월 자식 교육 위해 일만 하시며 몸에 골병든 장모님

  님 그리워하며 사위 역시 불효자식임을 한탄합니다.

 

빈소를 지키면서 내가 몰랐던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는데, 장모님 고향이 완도군의 작은 섬이었다는 얘길 손위 처남에게서 들었다. 몰랐던 사실이라는 것을 두고 다시 생각하면 사위 된 자로서 장모님 고향에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았고, 이는 불효가 아니겠나 하는 점이다. 물론 두 분이 결혼해서 사셨던 곳에도 가본 적이 없다. 갈 수 없었다든지 등의 다른 변명을 붙일 수도 있지만, 어떻든 간 적 없다는 사실만이 남는다.

 

따라서 이번 오토바이 여행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방향으로 계획을 짜게 된다. 내 아내의 어머니시고, 사위의 장모이신 분의 고향을 찾아가자! 물론 지금에서야 흔적인들 찾을 수 있을까마는,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환경에서 시절을 보내셨겠는지 상상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곳으로 가자!

 

애초엔 염전으로 유명한 신안군을 갈 예정이었다. 염전 역시 두 눈으로 현장을 본 적이 없기에 어떤 곳에서 소금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그 궁금증 해소를 위한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려 한다.

 

기장-완도까지 거리와 시간도  무더위엔 버겁다. 시간이 더 걸려도 부산 시내를 피해가려 한다.(출발 예정 7월 30일)

 

 

장모님 고향을 찾아가려면 먼저 완도군으로 가야 한다. 길 찾기 검색을 했더니 370거리에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탈 수 없는지라 대략 7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데이터가 나왔다. 그 코스를 세부적으로 확대했더니 부산 시내를 통과한다. 충렬사 방향으로 갔다가 만덕을 넘어 낙동강관리본부를 지나고 구포대교를 넘어가야 한다.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시내를 통과할 적마다 그동안 얼마나 식겁했는데!

 

코스 일부를 수정했다. 양산종합운동장을 첫 경유지로 잡고, 삼랑진역을 두 번째 경유지로 선택했더니 다행스럽게도 지옥 같은 부산 시내를 피해 가는 코스를 보여준다. 물론 거리와 시간은 더 걸린다. 시내를 피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나는 그럴 수 있다.

 

완도에서의 숙소는 완도군청에서 가까운 곳이다. 여기 어때에서 예약할 적에 조건으로 고려한 것은 오로지 하나다. 숙박비가 가장 저렴한 곳인가? 이다. 1박에 45천 원으로 나왔고 가장 저렴했기에 주저하지 않고 이틀을 예약했다.

 

기장에서 완도군으로 가는 중간에는 별도의 여행지를 방문할 생각이 없다. 또한 바로 숙소로 가지 않고 당목항에 먼저 갈 생각이다. 장모님 고향인 소랑도를 찾아가려면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금일읍(역시 섬이다) 일정항으로 가야 한다. 배편과 오토바이를 실을 수 있는지,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확인한 다음 숙소로 갈 것인데, 일몰까지 시간이 넉넉하게 남으면 완도군청이 있는 곳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한 바퀴를 돌아볼 생각이다. 검색했더니 약 40거리에 1시간 정도 걸린단다.

 

완도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릴 것이나, 중간에 메모를 곁들이면 2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다.

 

 

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정상적이라면 2일 차에 일찍 당목항으로 가서 금일읍 일정항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물론 오토바이도 같이 갈 것이다.

 

일정항에서 장모님 고향까진 짧은 거리로 12정도 된다. 그러나 단번에 갈 생각이 없다. 오토바이가 갈 수 있는 길이라면 금일읍과 소량도를 구석구석 돌아볼 생각인데, 대략 검색했더니 28정도로 거리가 늘어났다.

 

사진 위는 일정항에서 소랑도까지 곧장 가는 노선이고, 아래는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코스다.

 

 

아쉬운 것은 소랑도 어디에서 장모님이 태어나셨는지를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생가가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집사람과 가족들도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하면서 현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경우가 근래에는 드물었지만, 소랑도나 금일읍에선 현지 음식을 먹을 생각이다. 그걸 통해서라도 당신께서 태어나 성장할 적의 상황을 상상해보려 한다.

 

늦지 않게 섬을 나올 것이고, 여유가 있다면 완도군 관광지 등 주변을 더 돌아볼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2박을 할 것이고, 3일 차에 기장으로 돌아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