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편 연재(5월 31일/ 6월 1일 , 방아다리고개, 하늘재, 이화령, 다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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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 중 11번 방아다리고개, 허수아비 모양의 노리개란 뜻의 방아다리라면 뭔가 전설이 있을 듯! |
*백두대간 종주기 4편에서(3월 26일 작성한 4편 참조) / n행시는 휴대폰을 가로로 놓고 읽으셔요.
『방아다리고개는 80령의 열한 번째 형제
아직 때가 아니었는지 오늘 널 찾아갈 수 없었다.
다시 올 적에 눈이 훼방 놓지 못하도록
리(이)상적인 계절에 찾아올 거야
고도가 얼마이든 상관없어
개선장군처럼 널 찾아가련다.』
13시 11분, 방아다리 고개(평창군 진부면 척천리 산 80-3)에 도착했다. 사전에는 방아다리 뜻을 ‘금이나, 은, 옥 따위로 만든 허수아비 모양의 노리개’라고 정의했다. 허수아비 모양의 노리개라! 방아다리 고개라는 이름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몹시도 궁금하다. 지역 특산품 중에 공예품이라도 있는 건가? 아무래도 어떤 전설이 있지 싶은데! 어떻든 날씨가 너무 좋다. 일기예보로는 흐린 날씨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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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다리고개에서 하늘재로 향하다가 단양군 기곡면 남한강로 주변 쉼터에서 잠시 휴식하다. |
14시 55분, 단양군 기곡면 남한강로 주변 쉼터에서 잠시 쉰다. 방아다리에서 하늘재를 검색했더니 거의 160㎞ 거리란다. 약 60㎞ 정도 남겨두고 쉬는 것이다. 방아다리 고개와 하늘재 중간의 목적지들은 지난 종주 때 다녀왔기에 가지 않는다. 두 손이 심하게 저렸고, 엉덩이 상태도 말이 아니다. 딱 이럴 적에 크루저 기능이 있는 바이크가 부럽다.
100㎞ 정도 달리면서 느낀 것은, 공사 구간이 참 많구나 싶었다. 도로공사를 하기도, 낙석 방지 공사를 하기도, 계곡 정비를 하기도, 원형 교차로를 설치하기도 한다. 저런 공사 구간을 볼 적이면 신속 집행이 자꾸 떠오르는지! 직업병이다. 그냥 즐겨야지 생각을 말자!
*백두대간 종주기 4편에서(3월 26일 작성한 4편 참조)
『하늘재, 백두대간을 넘는 최초의 고갯길이라지.
늘상 높으리라 생각한 너의 실체는 해발 525미터
재가 높아 하늘에 닿을 것이라는 전설은 마음에 담아 둘게.』
16시 15분에 하늘재(문경시 관음리 산 93-2)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다른 80령에 비해 아주 높은 ‘재’는 아니다. 올라가는 길이 하늘을 향해 곧장 날아 올라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이 떠올랐다. 아마도 하늘재라 명칭을 붙인 것은 그런 류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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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 중 49번 하늘재, 드디어 올랐다. 하늘길을 따라...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도로가 좌우로 돌기보다는 거의 일직선으로 놓여 있다. 중간중간 회전 구간이 있긴 하나 미미하다. 영혼이 천국의 계단을 걸어 하늘나라에 간다면 아마도 이런 길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 하나 남았다. 정말 열심히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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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 중 50번 이화령, 드디어 지난 1차 종주 때 오르지 못한 곳을 다 올랐다. |
16시 55분에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이화령(괴산군 연풍면 이화령로 561)에 당도했다. 이화는 배꽃이라 한다. 옛날엔 고개 주변으로 배나무가 많이 자랐다는데, 당시를 상상할 순 없지만, 올라오면서 그 흔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배밭이 지천이었다. 배가 아마도 이 지역 특산품인가 보다.
*백두대간 종주기 4편에서(3월 26일 작성한 4편 참조)
『이화령, 배꽃이라는 뜻의 이화(梨花)
화사하고 화려한 꽃들로 시시때때 소백산맥을 덮었으리라.
령(영)상미가 걸작 수준이었지 싶어.』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 사이에 있는 고개라는 설명 등 백과사전에 여러 얘기가 있지만, 해발 548m로 크게 높은 편은 아닌데도 문경시 방향에서 올라올 적에 지형이 험했다. 특이한 점은 5월 말이고 오후 16시 30분 정도로 맑은 날 오후인데도 이화령으로 가는 도로의 음지쪽이 어두웠다. 매우 어두웠다. 정상 아래는 양기보다는 음기가 강한 그런 느낌이다.
이 정도로 백두대간 80령 종주를 마무리하자. 숙소로 내려가야겠다.
17시 30분 무렵, 문경 아리랑 호텔(문경시 문경읍 하리 398-2)에 도착했다. 호텔 가는 길에 연료도 다시 채웠다. 이 호텔은 지난 백두대간 종주 4일 차에 숙박했다. 이번에 예약할 때 그 점을 염두에 둔 것도 물론이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처음 찾았을 적에 저녁 식사로 선택했던 뼈해장국 식당을 다시 찾아가 같은 메뉴를 주문했다. 반찬 하나까지 남기지 않고 맛나게 먹는다.
종주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편의점에서 캔맥주 4개를 샀다. 1개는 4천 5백 원이고, 4개를 사면 1만 2천 원이다. 하나만 마셨고, 나머지 3개는 집에 가져가게 사이드백에 넣었다.
여행하면서 나와 같은 목적, 그러니까 백두대간 80령을 종주하는 사람을 방아다리 고개에서 만났다. 3박 4일 일정으로 종주할 예정이라며, 4일 만에 종주할 수 있겠는지 등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그 사람이 타고 온 오토바이는 BMW에서 생산한 명작인 『1250 GS』 기종이다. 장거리 투어에 특화된 오토바이인데, 성능이 매우 뛰어나서 경찰 싸이카로도 활용되고 있다.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1250 GS를 사려면 내 애인인 MT-07 3대 가격을 감당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블로거에 올린 내 여행기들이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쳤으면 한다. 나와 같은 행복감을 느끼고, 나와 같은 힐링을 하길 간절히 바란다. 늘 안라! 무복! 하길 소망한다.
3일 차(6월 1일, 토요일 / 문경시 -> 기장군)
전날(2일 차인 5월 31일) 21시 조금 넘긴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04시를 전후해서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 아마도 6월 인천에서 열리는 시도 체육대회(탁구)가 걱정되었는지 꿈에서도 시합에서 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걱정도 팔자다. 할 만큼 하고 나머지는 즐기는 것이지!
하품이 연신 나오는데 잠은 달아난 모양이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집에서 가져온 빵과 토마토, 마실 것들로 조식을 즐긴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08시 05분, 영천시 장수로 106 S-oil 주유소 안에 있는 e-마트 편의점에서 잠시 쉰다. 거의 두 시간을 달렸고, 손과 엉덩이가 살려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그에 더해 아침에 마신 물이 생리작용을 하면서 강제로 화장실을 찾게 했다. 쉬지 않을 수 없었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인지 지방도와 일반국도 모두 한산했다. 이런 날이 라이딩하기 안성맞춤이다. 라이딩 중 또 로드킬 당한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답답하고 안타깝다. 내가 동물 애호가도 아니고, 동물 인권을 주장해 보지도 않았지만, 저 아이들에겐 잘못이 없다.
오전 10시 04분에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총 주행거리는 1,122㎞였고, 평균 연비는 1리터당 25.7㎞였다. 사용한 연료량은 43.7리터다.
※총 비용: 185,211원
※ 숙박료: 84,000원(전체 비용의 45.4%)
5. 30.: 34,000원[속초 게스트하우스 길손(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1073-115)]
5. 31.: 50,000원[문경 아리랑(경북 문경시 문경읍 하리 398-2)]
※ 연료비: 61,911원(전체 비용의 33.4%)
5. 30.: 13,376원[망양주유소(경북 울진군 매화면 망양북로 32)]
5. 30.: 11,760원[SK속초주유소(강원도 속초시 동해대로 3834, 대포동)]
5. 31.: 13,565원[내린천주유소(강원도 홍천국 내면 구룡령로 5263)]
5. 31.: 12,224원[중앙주유소(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444)]
6. 01.: 10,986원[서문주유소(경북 연천시 장수로 106)]
※ 식비 등 기타: 39,300원(전체 비용의 21.2%)
5. 30.: 3,300원[이마트24 강원고성대로점(컵라면 1개, 컵밥 1개)]
5. 30.: 14,000원[옛고을순두부(강원도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114)]
5. 31.: 10,000원[미소감자탕(경북 문경시 문경읍 온천8길 16, 하리)]
5. 31.: 12,000원[세븐일레븐(경북 문경시 문경읍 온천강변2길, 캔맥주4개)]
* 지치지 않고 끝까지 따라오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