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편 연재(오후 비 조금 / 버리미기재, 늘재, 밤티재, 갈목재, 비조령, 화령, 신의터재, 지기재, 개머리재, 큰재, 작점고개, 추풍령, 괘방령, 우두령, 봄내재, 부항령, 덕산재)
5일 차(3월 29일, 금요일, 흐린 뒤 비 조금)
05시 20분이다. 돌아봐야 할 곳(51번 버리미기재~75번 육십령)이 많아 07시에 출발하려 한다. 서둘러 짐 정리를 하고, 물을 끓이고, 커피를 만들고 부산을 떨었다. 속절없이 시간이 흐른다. 06시 50분에 정리를 끝내긴 했다.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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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1번째 버리미기재, 모래가 도로를 점령했다. 올라갈 때 미끄러워 몹시도 위태로웠다. |
51번 버리미기재(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산 63-49)부터 54번 갈목재(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산 9-3 / 갈목재는 출입금지된 상태였다.)까지 뛰었는데, 벌써 08시 43분이었다.
늘재(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산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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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2번째 늘재, 늘재 기점으로 한강에서 낙동강으로 바뀐다. 이날 처음 알았다. |
밤티재(상주시 화북면 중벌리 산 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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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3번째 밤티재, 지킴터 표지판으로 되어 있어 표지석 설치가 아쉽다. |
갈목재(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산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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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4번째 갈목재 입구, 입구가 연중 차단되고 있단다. |
5일 차에 라이딩하며 느낀 점은 도로 사정이 매우 얌전하다는 것이다. 진부령, 진고개 등을 올랐을 적엔 해발이 높다는 점이 특이했고, 태백 일대를 돌 적엔 날카롭고 까칠하다 느꼈다. 상주시와 보은군을 돌아다니는 5일 차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새침데기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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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5번째 비조령, 이곳으로 접근할 때도 도로엔 온통 모래가 살포되어 있었다. 위험하게시리! |
백두대간 비조령(상주시 화남면 동관리 산 17-15)엔 09시에 도착했다. 도로는 괜찮았으나, 또 다량의 모래가 도로에 보였다. 그렇게 조심하면서 운전했는데도, 바퀴가 미끄러지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왜 모래로 제설작업을 하냐고? 염화칼슘으로 해야지! 하긴 모래가 좀 더 친환경적인가?’
늘재에서 기록을 빠트린 것이 있다. 늘재 기점으로 한강이 낙동강으로 바뀐다. 분수령이다. 처음 확인한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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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늘재(52번째) 표지석 맞은편에 낙동강 - 한강 분수령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
09시 15분, 화령(상주시 화서면 상곡리 508-3)에 당도했다. 백두대간 표지석이 애인과 날 반긴다. 진행 방향에서 또 처음 알게 된 정보가 있었다. 이 일대가 낙동강과 금강 분수령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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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6번째 화령, 길 맞은편 표지판에 낙동강 - 금강 분수령 표지판이 보인다. |
화령에 간이휴게소와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은 정말 급똥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용하기 곤란했다. 문을 열자마자 그 독가스 수준의 냄새에 황급히 문을 닫았다. 지독하기도 하지!
신의터재(상주시 화동면 선교리 465-7)엔 09시 35분 도착. 찾아오기 좋은 곳이다. 정자와 화장실이 가까이 있다. 주변 그림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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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7번째 신의터재, 낙동강 - 금강 분수령 표지판이 또 보인다. 지점이 주변인가 보다. |
09시 53분, 지기재(상주시 모서면 소정리 139-1). 인근에 간이화장실이 보인다. 도로와 배경이 참 절묘하다. 아름답다. 그러고 보면 백두대간을 돌며 찾아다닌 길과 정상이 모두 예뻤다. 지형마다 인간군상처럼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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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8번째 지기재, 주변 화단에 꽃을 심고 있는 공공근로자들이 보인다. |
개머리재(상주시 모서면 소정리 산 84-1) 주변은 포도 하우스 시설로 덮여 있다. 그곳에서 급하게 전화 통화를 두 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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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59번째 개머리재, 주변이 온통 포도를 키우는 하우스 천지였다. |
10시 29분, 큰재(상주시 공성면 우하리 522-4)에 도착. 바로 옆에는 상주시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이 있다. 찾아오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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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0번째 큰재,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의 존재는 출발 전 조사하며 알게 되었다. |
10시 49분, 백두대간 작점고개(김천시 어모면 능치리 산 105-4). 지형이 역시 험하지 않다. 아기자기하다. 나와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차라리 앙증맞다. 커피 한잔하고 가련다. 찾기 수월한 것이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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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1번째 작점고개, 준비한 커피를 마시며 한숨 돌렸다. |
추풍령(영동군 추풍령면 추풍령리 211-5)을 통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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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2번째 추풍령, 전설이 많아 보이는 추풍령에 너무 쉽게 접근했다.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
괘방령(영동군 매곡면 어촌리 35-3)이다. 이곳에 오는 동안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한 방향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휘돌았다는 점이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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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3번째 괘방령, 바람이 휘몰아쳐서 그런지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
11시 47분, 우두령(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산 9-14). 표지석이 그냥 소다. 이 우두령은 깊다. 깊은 곳이면서 적당한 해발(720m)이다. 험하진 않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찾아가야 하는 곳이고 보면, 우직한 소를 닮기도 했다. 정말 선조들께서 작명을 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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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4번째 우두령, 표지석인 소 형상과 이곳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
봄내재(김천시 부항면 안간리 2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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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5번째 봄내재, 도로 상태가 양호했다. |
부항령(김천시 부항면 어전리 산 1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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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6번째 부항령, 이곳에도 많은 전설이 서려 있지 싶다. |
덕산재(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산 168-3) 가는 도중에 대덕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주인 허락을 받아 화장실을 이용한다. 열쇠로 열고 들어가야 했다. 12시를 넘긴 시간이라 점심을 먹어야 해서 염치를 무릅쓰고 주유소 사무실에 들어갔다. 두유, 커피, 빵, 영양갱, 자유시간 등으로 조촐한 점심을 즐긴다. 아저씨가 아무 말씀이 없어서 질문을 던졌다.
“아저씨! 여기 주유소가 백두대간 부항령에서 덕산재 가는 중간이잖아요.”
“네! 그렇죠.”
“백두대간 종주하려면 이 도로를 통과해야 하는데, 찾는 사람 많은가요?”
“아니요. 우리 주유소는 동네 장사를 해요. 농업용 면세유를 많이 팔아요. 집집마다 몇 드럼씩 가져다 두기도 해요.”
“오토바이 이용자는 없나요?”
“봄만 오면 부르릉거리면서 한 무더기로 왔다 갔다 하는데, 김천에서 채워 오는지 가끔 찾아와요. 여기보다는 저짝에 ‘라제통문’에도 주유소 있잖아요. 그짝에서 넣을 거예요. 그기들 많이 가잖아요.”
“네! 라제통문 유명하죠. 사무실 이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잘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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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80령(내 계획상) 중 67번째 덕산재, 쉴 곳이 있었지만 갈길이 멀어 쉬지 않고 달린다. |
* 11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