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완도군과 장모님 고향 소랑도 - 2편 완도, 그리고 기다림)
* 2편 연재(완도, 당목항, 청해진 일주도로, 맛있는 국밥 한 그릇)
14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당목항에 도착했다. 고금도를 거쳐 약산도로 넘어갔는데, 라이딩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당목항에서 일정항으로 운항하는 배들 모두 오토바이는 물론 대형 차량까지 실을 수 있다. 21시까지 운항하기에 바로 탑승할 수도 있었지만, 계획한 일정대로 완도군청 쪽으로 넘어가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일찍 숙소로 가서 쉰 다음에 내일 배를 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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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 고금도로 진입할 적에 청정 바다 수도 완도가 먼저 반겼다. 사진 아래는 당목항이 있는 당목마을 입구다. |
『당도한 이곳에서 장모님 고향을 상상한다
목도할 시간이 타박타박 내게 걸어오나니
항구를 건너기도 전에 눈물 한 방울이 먼저 떠났다.』
2일 차에 섬 구석구석을 달려보자. 틀림없이 장모님께서 시절을 보낼 적에 다니신 길과 겹치는 곳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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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목항 매표소 내부다. 당목항에서 일정항으로 오가는 배가 30분 단위로 있을 정도로 운항이 활발하다. |
당목항 대합실 앞에는 비교적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편의점은 물론 식당도 보인다. 마을버스가 회차하는 것을 보면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갖춰진 것 같다. 일정항은 금일읍 소재 항구이지만, 그곳은 섬이다. 비교적 자주 배가 오가는 것을 보면, 또 출항하는 배마다 사람과 차량이 가득 실린 것을 보면 금일읍에서의 경제활동이 왕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섬인 금일읍이 면 소재지가 아니고, 읍 소재지인 것에 주목한다. 주력산업이 어업일 터인데, 혹 외지인을 대상으로 펜션이나 낚시, 체험활동 등도 곳곳에서 진행 중일까? 심지어는 당목항으로 관광버스까지 들어와 손님을 내려놓는다. 당연히 그들은 배를 타고 일정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떤 경제활동들이 있기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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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는 항로도, 중간은 일정항으로 떠날 준비 중인 배(2일 차에 탑승한 배), 아래는 멀리 양식장이 보인다. |
편의점 쉼터 앞쪽 의자에 두 아이를 대동한 비교적 젊은 부부가 쉬고 있다. 나누는 대화로 유추컨대 섬으로 들어가려는 것 같다.
『가까울 때도 멀 때도
족쇄처럼 풀리지 않는 잠금장치, 그것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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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청 전경! 몹시도 더웠다. |
15시 15분 무렵, 완도군청에 도착했다. 일몰까지 여유가 있어서 해안도로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려 한다. 원래 계획한 일정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중도리’라는 마을이다. 나무 그늘이 맘에 들었다. 나무 왼쪽으로 마을 표지석이 수호신처럼 동네를 지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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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는 중도리 마을 앞(나무 그늘이 멋졌다), 사진 아래는 대형 분무기가 논에 물 뿌리는 모습! 아름답다! |
이곳을 완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영락없이 어느 농촌의 한적한 마을이다. 폭염에도 논에서 자라는 벼들이 버틸 수 있도록 트럭에 탑재된 대형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중이었다. 처음 보는 모습이다. 불볕더위에도 벼들은 잘 자랄 것 같다.
청해포구 촬영장 가기 전의 청해진 일주도로 한 부분에서 멈췄다. 직선도로가 바다와 잘 어울린다. 짧은 거리지만, 연인과 드라이브하기엔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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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 일주도로의 한 장면, 청해포구 촬영장 가기 전이다. |
청해진서로를 달리면서 바다를 사진에 담았다. 완도의 모습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순 없을 듯싶다. 바다와 산을 모두 품은 곳! 다친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해양도시 완도! 이런 내용으로 완도군이 개념을 잡았나 보다. 이것도 직업병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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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포구 촬영장 가기 전 한적한 도로와 섹시한 애인 MT-07 |
『치료하고 치유하는 것에 앞서
유지하며 버리거나 잃지 말아야 하는 것, 그것은 건강』
숙소인 로망스호텔에 도착하기 전 후방 약 4킬로 지점에서 주유소를 찾았다. 주유원이 가득 채워야 함에도 조작 미숙 때문인지, 안전모드로 주유하였기 때문인지 한 칸이 덜 채워졌다. 대부분의 주유소에선 넘칠 때까지 주유하는 것을 예사로 여기는데, 특이했다. 어떻든 소랑도를 여행할 정도의 연료로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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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에 연료 주입시 총구를 깊게 삽입하면 연료가 덜 채워진다. 한 칸이 부족하게 주유되었다. |
청해진 일주도로를 타고 완도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몇 가지 느낀 것이 있다. 하나는 도로 정비가 비교적 깔끔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대교는 말할 것도 없고(통행료가 무료라 감사할 따름이다), 완도군 전체의 일반 국도와 지방도가 모범 사례로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섬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여기저기서 도로 정비 공사를 하고 있긴 했다. 탓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완도를 찾은 관광객이 도로 접근성 문제로 완도군을 타박하는 글이나 SNS 소식을 본 적이 없다.
『완벽한 도시일 필요는 없어!
도서(島嶼-크고 작은 섬들), 너의 존재에 감사해』
다른 하나는 1시 방향에서 3시 방향으로 내려갈 적에 해변 포도단지를 보았다. 제법 규모가 있는 단지인데, 완도 포도를 먹어본 적이 없다. 포도 농사를 할 정도로 기후가 맞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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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인 로망스 호텔! 2일을 숙박했다. |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샤워한다. 살 것 같다. 에어컨을 가동했더니 침대가 그렇게 포근할 수 없다. 18시 무렵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명동순대국밥』에 들러 버릇처럼 ‘섞어 국밥’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국밥이 나왔고, 새우젓과 양념장을 국에 풀고 첫 숟가락을 들었다.
‘우와! 뭔 국밥이 이렇게 맛있어?’
『국밥 한 그릇에 넘치는 행복
밥심을 가득 채워 소랑도를 찾아간다』
장담컨대,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돼지국밥 중 으뜸이라 말할 수 있다. 흠이라면 반찬으로 나온 고추가 너무 맵다는 점이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1만 원을 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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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오른쪽 항구 일원이다. 항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
호텔 앞 왼쪽은 항구다. 소화를 시킬 겸 접안시설들을 구경하는 중에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많은 배들이 접안한 상태인데도 바다 수질이 정말 깨끗하다는 것과 해양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주위를 돌아보았는데도 어느 곳이나 깨끗했다. 완도군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 관리도 마찬가지다. 격하게 칭찬한다. 내일 일정을 위해 21시 30분 무렵에 취침한다.
*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