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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 오토바이, 여행(완도군과 장모님 고향 소랑도 - 2편 완도, 그리고 기다림)

탁왕 2024. 8. 5. 08:14

* 2편 연재(완도, 당목항, 청해진 일주도로, 맛있는 국밥 한 그릇)
 
14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당목항에 도착했다. 고금도를 거쳐 약산도로 넘어갔는데, 라이딩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당목항에서 일정항으로 운항하는 배들 모두 오토바이는 물론 대형 차량까지 실을 수 있다. 21시까지 운항하기에 바로 탑승할 수도 있었지만, 계획한 일정대로 완도군청 쪽으로 넘어가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일찍 숙소로 가서 쉰 다음에 내일 배를 탈 것이다.
 

사진 위 - 고금도로 진입할 적에 청정 바다 수도 완도가 먼저 반겼다. 사진 아래는 당목항이 있는 당목마을 입구다.

 
 
『당도한 이곳에서 장모님 고향을 상상한다
  목도할 시간이 타박타박 내게 걸어오나니
  항구를 건너기도 전에 눈물 한 방울이 먼저 떠났다.』
 
2일 차에 섬 구석구석을 달려보자. 틀림없이 장모님께서 시절을 보낼 적에 다니신 길과 겹치는 곳들이 있을 것이다.
 

당목항 매표소 내부다. 당목항에서 일정항으로 오가는 배가 30분 단위로 있을 정도로 운항이 활발하다.

 
 
당목항 대합실 앞에는 비교적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편의점은 물론 식당도 보인다. 마을버스가 회차하는 것을 보면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갖춰진 것 같다. 일정항은 금일읍 소재 항구이지만, 그곳은 섬이다. 비교적 자주 배가 오가는 것을 보면, 또 출항하는 배마다 사람과 차량이 가득 실린 것을 보면 금일읍에서의 경제활동이 왕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섬인 금일읍이 면 소재지가 아니고, 읍 소재지인 것에 주목한다. 주력산업이 어업일 터인데, 혹 외지인을 대상으로 펜션이나 낚시, 체험활동 등도 곳곳에서 진행 중일까? 심지어는 당목항으로 관광버스까지 들어와 손님을 내려놓는다. 당연히 그들은 배를 타고 일정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떤 경제활동들이 있기에 그럴까?
 

사진 위는 항로도, 중간은 일정항으로 떠날 준비 중인 배(2일 차에 탑승한 배), 아래는 멀리 양식장이 보인다.

 
 
편의점 쉼터 앞쪽 의자에 두 아이를 대동한 비교적 젊은 부부가 쉬고 있다. 나누는 대화로 유추컨대 섬으로 들어가려는 것 같다.
 
 

당목항과 주변 전망. 항구 관리가 잘 된 때문에 인근에서 양식장도 운영 중이지 싶다.

 
 
『가까울 때도 멀 때도
  족쇄처럼 풀리지 않는 잠금장치, 그것은 사랑』
 

완도군청 전경! 몹시도 더웠다.

 
 
15시 15분 무렵, 완도군청에 도착했다. 일몰까지 여유가 있어서 해안도로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려 한다. 원래 계획한 일정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중도리’라는 마을이다. 나무 그늘이 맘에 들었다. 나무 왼쪽으로 마을 표지석이 수호신처럼 동네를 지키는 중이다.
 

사진 위는 중도리 마을 앞(나무 그늘이 멋졌다), 사진 아래는 대형 분무기가 논에 물 뿌리는 모습! 아름답다!

 
 
이곳을 완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영락없이 어느 농촌의 한적한 마을이다. 폭염에도 논에서 자라는 벼들이 버틸 수 있도록 트럭에 탑재된 대형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중이었다. 처음 보는 모습이다. 불볕더위에도 벼들은 잘 자랄 것 같다.
 

중도리 마을 앞 논에 분무기가 가동 중인 모습! 완도인 줄 설명하지 않으면 영락없이 농촌의 한 장면이다.

 
 
청해포구 촬영장 가기 전의 청해진 일주도로 한 부분에서 멈췄다. 직선도로가 바다와 잘 어울린다. 짧은 거리지만, 연인과 드라이브하기엔 그만이다.
 

청해진 일주도로의 한 장면, 청해포구 촬영장 가기 전이다.

 
 
청해진서로를 달리면서 바다를 사진에 담았다. 완도의 모습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순 없을 듯싶다. 바다와 산을 모두 품은 곳! 다친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해양도시 완도! 이런 내용으로 완도군이 개념을 잡았나 보다. 이것도 직업병이련가!
 

청해포구 촬영장 가기 전 한적한 도로와 섹시한 애인 MT-07

 
 
 

완도군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지 싶어 영상으로 담았다.

 
 
 
『치료하고 치유하는 것에 앞서
  유지하며 버리거나 잃지 말아야 하는 것, 그것은 건강』
 
숙소인 로망스호텔에 도착하기 전 후방 약 4킬로 지점에서 주유소를 찾았다. 주유원이 가득 채워야 함에도 조작 미숙 때문인지, 안전모드로 주유하였기 때문인지 한 칸이 덜 채워졌다. 대부분의 주유소에선 넘칠 때까지 주유하는 것을 예사로 여기는데, 특이했다. 어떻든 소랑도를 여행할 정도의 연료로는 충분하다.
 

오토바이에 연료 주입시 총구를 깊게 삽입하면 연료가 덜 채워진다. 한 칸이 부족하게 주유되었다.

 
 
청해진 일주도로를 타고 완도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몇 가지 느낀 것이 있다. 하나는 도로 정비가 비교적 깔끔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대교는 말할 것도 없고(통행료가 무료라 감사할 따름이다), 완도군 전체의 일반 국도와 지방도가 모범 사례로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섬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여기저기서 도로 정비 공사를 하고 있긴 했다. 탓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완도를 찾은 관광객이 도로 접근성 문제로 완도군을 타박하는 글이나 SNS 소식을 본 적이 없다.
 
『완벽한 도시일 필요는 없어!
  도서(島嶼-크고 작은 섬들), 너의 존재에 감사해』
 
다른 하나는 1시 방향에서 3시 방향으로 내려갈 적에 해변 포도단지를 보았다. 제법 규모가 있는 단지인데, 완도 포도를 먹어본 적이 없다. 포도 농사를 할 정도로 기후가 맞는 건가?
 

숙소인 로망스 호텔! 2일을 숙박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샤워한다. 살 것 같다. 에어컨을 가동했더니 침대가 그렇게 포근할 수 없다. 18시 무렵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명동순대국밥』에 들러 버릇처럼 ‘섞어 국밥’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국밥이 나왔고, 새우젓과 양념장을 국에 풀고 첫 숟가락을 들었다.
‘우와! 뭔 국밥이 이렇게 맛있어?’
 
『국밥 한 그릇에 넘치는 행복
  밥심을 가득 채워 소랑도를 찾아간다』
 
장담컨대,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돼지국밥 중 으뜸이라 말할 수 있다. 흠이라면 반찬으로 나온 고추가 너무 맵다는 점이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1만 원을 결재했다.
 

호텔 오른쪽 항구 일원이다. 항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호텔 앞 왼쪽은 항구다. 소화를 시킬 겸 접안시설들을 구경하는 중에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많은 배들이 접안한 상태인데도 바다 수질이 정말 깨끗하다는 것과 해양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주위를 돌아보았는데도 어느 곳이나 깨끗했다. 완도군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 관리도 마찬가지다. 격하게 칭찬한다. 내일 일정을 위해 21시 30분 무렵에 취침한다.
 
* 3편에서 계속!